헬스장에서 인바디를 찍고 나면 숫자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헬스를 막 시작한 사람이라면 지난주보다 체지방률이 올라갔거나 근육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결과지 앞에서 당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바디 수치는 측정 조건에 따라 꽤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값이라는 점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작업그룹의 생체전기저항분석(BIA) 리뷰도 이 방식이 체액과 전해질에 큰 이상이 없는 사람에게서 적절한 계산식과 정해진 절차를 따를 때 제지방량과 체수분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 표준화된 측정법과 품질관리 절차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인바디 수치가 매번 다르게 나오는 이유
인바디로 대표되는 체성분 분석기는 생체전기저항(BIA) 방식을 사용합니다. 몸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고 그 저항값을 통해 수분, 근육, 지방의 비율을 추정하는 방식인데, 이 저항값은 몸속 수분 분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건에 따라 같은 사람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측정 직전 물을 많이 마셨는지 여부
- 운동 직후인지, 안정된 상태인지
- 식사 후 얼마나 지났는지
- 하루 중 언제 측정했는지(아침과 저녁의 수분 상태가 다름)
-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른 체수분 변화
운동 직후에는 근육 부위로 혈액과 수분이 몰리면서 실제보다 근육량이 높게, 체지방률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갈증이 심한 상태에서 측정하면 체수분이 부족해 체지방률이 실제보다 높게 표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이틀 사이의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가능하면 비슷한 조건(공복, 배뇨 후, 같은 시간대)에서 측정한 결과를 비교하는 것이 그나마 의미가 있습니다.
InBody Score, 절대적인 숫자는 아니다
결과지 상단에 크게 표시되는 InBody Score(점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수는 표준체중 대비 근육량과 체지방량의 균형을 지수화한 것으로, 체형이나 목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력 운동을 오래 해 근육량 자체가 많은 사람은 오히려 이 점수가 낮게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신체 구성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계산 방식의 특성 때문입니다. 점수 하나로 몸 상태를 단정하기보다는 체지방량, 골격근량 같은 개별 항목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낫습니다.
눈바디가 의미를 갖는 지점
숫자가 흔들리는 것과 별개로, 거울이나 사진으로 몸의 변화를 확인하는 이른바 ‘눈바디’는 나름의 근거가 있는 확인 방법입니다. 체중계나 인바디 수치는 그대로인데 옷 핏이 달라지거나 특정 부위의 윤곽이 또렷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방과 근육의 부피 차이 때문입니다. 같은 무게라도 근육은 지방보다 밀도가 높아 부피가 작기 때문에, 체중 변화가 거의 없어도 체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눈바디를 확인할 때는 다음을 지키면 비교가 조금 더 정확해집니다.
- 같은 조명, 같은 각도, 같은 거리에서 촬영하기
- 하루 중 비슷한 시간대에 촬영하기(아침 공복 상태 등)
- 몸에 달라붙는 비슷한 옷을 입고 비교하기
사진을 매일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2~4주 간격으로 비교하는 정도면 몸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체감하기에 충분합니다.
결과지에 압도되지 않고 운동을 지속하려면
헬스를 처음 시작한 사람일수록 인바디 결과를 성적표처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체성분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변하는 지표가 아니며, 몇 주 단위의 짧은 기간 동안 수치가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범위 안의 변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매번 측정할 때마다 숫자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 자체를 지속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측정 주기를 4주에서 8주 정도로 넉넉하게 잡고, 그 사이의 변화 추세를 보는 방식이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합니다. 또한 체지방률이나 근육량뿐 아니라 실제 운동 수행 능력(들 수 있는 무게,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면, 숫자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변화를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체성분 수치가 유독 크게 흔들리거나 짧은 기간에 이유 없이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측정 오차를 넘어선 문제일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헬스장 트레이너의 조언에만 의존하기보다 가까운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편이 안전합니다.